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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신지식인협회 작성일18-08-31 10:59 조회17,398회 댓글0건
직함 해피런(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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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수의 현대문화평설] 바보가 키우는 신비한 힘의 약초

◇머리나 입이 아닌, 손과 등으로 약초를 키우는 ‘바보 기업’이 영원무궁토록 행복할 것이라는

톨스토이의 가르침을 곰곰이 되새겨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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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은 많습니다.

 누구는 보수라 하여 똑똑하고, 누구는 진보라 하여 똑똑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끼리 서로
바보라고 손가락질을 하며 시끄럽게 싸우고 있으니까요.
 
 서민의 눈으로 보면 이들은 모두 절대 권력자들입니다. 그들 모두 힘없는 백성들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딱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라는 일은 안하고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고 떠드는 모습이 너무나 확연하게 드러나니까요.
 
 한 직장이나 조직, 단체에서 방귀깨나 꾸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많이 배워서 그런지, 아니면 큰 의자에
앉아서 그런지 그들은 무척이나 똑똑해 보입니다.
 
왜 그렇게 비판적인 생각이 들까요? 
 
 그들은 우선 말이 많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떠들어 대면 일 하는 것으로 보일 것 같은가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과 무엇이 달라도 달라 보입니다.
 
 이를 참다못해 비판하고 나선 사람이 있습니다. 100여 년 전에 돌아가신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1828~1910)입니다. 그는 ‘바보 이반’이라는 다음과 같은 삼형제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막내 이반은 시골에서 동네사람들로부터 바보 소리를 들으며, 아버지를 따라 농사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공부한 형들은 똑똑했습니다.
 
큰 형 ‘세묜’은 군대로 대표되는 절대 권력자인 군인이 됐습니다. 총칼로 무장해 산천초목을 떨게 하는 인물이지요.
 
 둘째 형 ‘타라스’는 돈 많은 상인 재벌이 됐습니다. ‘삐가번쩍’한 외제차 타고 목에 깁스를 하며 돈을 뿌리니 아무도 그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화가 난 악마들이 이들을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세 형제들을 이간시키고, 그들의 인생을 파멸로 이끌기 위해서지요.
 
 악마들과 싸운다면 힘 있고, 돈 많은 두 형이 유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똑똑하다던 형들은 악마들의 간교에 쉽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빈털터리가 된 것입니다.
 
 악마는 농사꾼 이반에게도 접근했습니다. 그를 유혹하기 위해 “똑똑한 사람들은 손으로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영리하게 머리를 쓰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이반은 “바보인 우리가 그걸 어찌 알겠소. 우리는 무슨 일이든지 대부분 손과 등으로 한답니다.”라고 대꾸했습니다.
 
유혹에 실패한 악마는 이반에게 죽을 것 같아 살려달라며 약초를 주고, 또한 신비한 힘을 주었습니다.
 
이반은 그를 통해 형들을 다시 부자로 만들었습니다. 약초로는 병에 걸린 공주를 살렸습니다.
 
그리고 그 공주와 결혼하는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됩니다.
 
이 이야기를 전하는 톨스토이의 교훈은 간단합니다.
 
 “사람이 눈을 갖고 있는 것은 물건을 보기 위해서이다. 귀를 갖고 있는 것은 듣기 위해서이며, 다리를 갖고 있는 것은 걷기
위해서이고, 손과 등을 갖고 있는 것은 일하기 위해서이다.”
 
 그렇습니다. 석영중 고려대 교수(러시아문학)의 해석처럼, 행복하게 되려면 바보 이반처럼 일하라는 것이 톨스토이의
가르침입니다. 잔머리 굴리지 말고, 제 손으로 저 먹을 것을 마련하고, 착하게 살고, 거짓말 하지 말고, 남을 위해서 살라는 것입니다.
 
“내가 바보가 되면 정말 바보는 다 떠나고 진정한 친구만 남는다.”
 
 바보 이반이 소설 속에서 한 말입니다. 그래서 이반이 세운 ‘바보 회사’는 불황 속에서도 빛나는 무적의 기업이 됩니다.
 그 속에 있는 사람들 모두 바보이다 보니 외부의 그 어떤 눈가림이나 유혹의 꼬임도 파고들 수가 없습니다.
 
 나라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머리나 입이 아닌, 손과 등으로 약초를 키우는 ‘바보 기업’이 영원무궁토록
행복할 것이라는 톨스토이의 가르침을 곰곰이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 노규수 칼럼 / 기사입력: 20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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