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의 우주 생존력 실험에 쓰인 적갈색 포자체. 극한의 우주환경에서 9개월을 버텨냈다. 홋카이도대 제공


우주복 없이 진공의 우주 환경에 노출된 인간은 대략 10~15초 안에 의식을 잃고, 1~2분 이내에 질식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 중에서는 휴면 상태의 물곰(곰벌레)이 저궤도 우주에서 진공, 극저온, 강한 방사선 등의 극한 조건 아래서 10일 정도 후에도 상당수가 다시 깨어나 생존·번식까지 가능한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식물 중에서 우주 생존력이 가장 바다이야기합법 강한 것은 무엇일까? 극한의 우주 환경에 강한 식물을 찾아내는 것은 미래의 우주 농업 시스템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과학자들이 추정하는 후보 가운데 하나는 이끼다. 이끼는 히말라야 산맥의 수천미터 봉우리부터 미국 데스밸리의 모래, 남극 툰드라, 활화산 용암 지대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번성할 수 있는 식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홋카이도대가 중심이 된 국제연구진이 이끼의 생존력을 우주에서 실험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끼 포자는 고도 400km의 국제우주정거장(ISS) 밖의 진공 환경에서 극심한 온도차와 강한 자외선 등을 견뎌내며 9개월을 생존했으며, 지구로 가져와 확인한 결과 여전히 번식이 가능한 상태였 쿨사이다릴게임 다.
연구를 이끈 후지타 도모미치 교수(세포생물학)는 “지구에서 진화한 생명체가 세포 수준에서 우주의 조건을 견뎌낼 수 있는 고유한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놀라운 증거”라고 말했다.



9개월 간 우주에 있다 돌아온 뒤 발아한 이끼 포자. 홋카이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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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자외선

실험에 사용한 이끼(학명 Physcomitrium patens)는 유럽과 북미, 동아시아에 널리 서식하는 종이다. 실험은 지상과 우주에서 두 단계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우선 실험실에 우주와 똑같 황금성오락실 은 환경을 갖춰놓고 갓 자라난 △어린 이끼 △스트레스 조건에서 무성 번식을 위해 떨어져 나간 특수 줄기세포(brood cell) △이끼 포자체 이렇게 형태 구조가 다른 3가지 이끼의 생존력을 살펴봤다.
그 결과 이끼의 우주 생존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자외선이며, 세 가지 형태 중 가장 생존력이 강한 것은 포자체로 나타났다.
어린 이끼는 강한 자외선이나 극한의 온도를 견뎌내지 못했다. 특수 줄기세포는 일부 살아남았지만, 이끼 포자체는 이보다 자외선 생존력이 1000배나 강했다. 포자체는 영하 196도에 일주일 이상, 55도 고온에 한 달 동안 노출 된 뒤에도 살아남았다.
연구진은 “이끼 포자를 둘러싼 구조가 자외선을 흡수하고 내부 조직을 물리·화학적으로 보호하는 장벽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최초의 육상 식물인 이끼류가 5억년 수생식물에서 육상식물로 전환할 때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준 진화적 적응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으며, 덕분에 이후 여러 차례의 대멸종 사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끼 포자는 약 9개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 외부 표면에 부착돼 극한의 우주환경을 버텨내야 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포자낭이 생물학적 방패막 역할

연구진은 이어 2022년 3월 이끼 포자체 수백개를 우주선에 실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냈다. 포자체는 우주정거장 외부에서 283일 동안 극한의 우주환경에 그대로 노출된 뒤 2023년 1월 지구로 돌아왔다.

분석 결과, 포자의 80% 이상이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1%를 제외한 나머지 포자들은 모두 발아에 성 공했다. 포자들의 생존력이 이토록 강한 이유는 포자낭이 생물학적 방패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자의 엽록소 수치는 모두 정상이었다.
연구진은 “가시광선에 민감한 엽록소 a가 20%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는 포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후지타 교수는 “이 작은 식물 세포의 놀라운 내구성에 진심으로 놀랐다”고 말했다.



우주 생존 실험에 사용한 노출 장치와 100엔 동전 크기를 비교한 사진. 홋카이도대 제공


지구 밖 생태계 구축의 밑돌이 될 수도

연구진이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 포자들은 우주 환경에서 최대 5600일, 즉 약 15년까지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추가로 다른 생물들과 비교한 결과, 물곰은 이끼의 자외선 생존력을 따라올 수 없으며 일부 식물 씨앗만이 이끼 포자와 비슷하거나 더 강한 자외선 내성을 보인다는 걸 확인했다. 식물의 씨앗도 포자낭과 비슷한 보호 기능을 한다.
이끼는 화성과 같은 지구 밖 천체에서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생태계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컨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성하고, 미네랄을 분해하고 유기물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암석 표토를 토양에 가까운 물질로 변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실내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후지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우주에서 이끼를 이용해 농업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에 영감을 주고, 나아가 달이나 화성 같은 지구 밖 천체에서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Extreme Environmental Tolerance and Space Survivability of the Moss, Physcomitrium patens. iScience(2025).
DOI: 10.1016/j.isci.2025.113827.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