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간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는 소외된 사람들의 표상입니다. 한국교회는 성탄절마다 누구의 곁으로 가야하는지 자문합니다. 떠도는 이들에게 방을, 고립된 이들에게 곁을 내어주라는 주님의 부름에 충실하려 합니다. 국민일보는 성탄절을 맞이해 이런 질문에 응답한 현장을 찾아갑니다.






온누리교회 온누리울타리팀이 지난 20일 서울 용산 드래곤힐롯지호텔에서 연 성탄 감사 예배에서 참석자들이 모형 촛불을 들고 함께 캐럴을 부르고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힐롯지호텔. 성탄을 앞두고 이 호텔 연회장에 조금 특별한 ‘가족’들이 모였다. 보육원 아이들과 자립준비청년, 그리고 이들의 곁을 지키는 멘토와 결연 가정까지 모두 200여명이 함께했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사회선교부 온누리울타리팀이 이들을 위해 성탄 황금성사이트 예배를 마련했다.
서주원(가명·28)씨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보육원에서 지내던 고등학교 시절, 주민등록증을 만들기 위해 구청을 찾았던 날이다. 처음으로 뗀 등본에는 어머니 이름만 적혀 있었을 뿐, 주민등록번호는 없었다. 별세했다는 의미다. 더구나 자신을 낳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나중에 알게 됐다. “단 한 번 릴게임사이트 도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설교 시간 목사님께서 아무리 사랑을 말씀해도 그 단어는 제게 끝내 닿지 않는 메아리 같았다”고 서씨는 고백했다.
서씨처럼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다 만 18세 이후 홀로서기에 나서야 하는 이들을 자립준비청년이라고 부른다. 자립준비청년과 보육원 아동을 위한 제도적 지원은 늘었지만, 이들이 마주한 가 게임몰 장 큰 어려움은 결핍보다 고립이다. 세상을 함께 건너갈 ‘어른’의 부재로 고통받는다. 따듯한 가족의 품이 절실하다.



결연가정 부모들이 아이들과 서로의 손을 맞잡고 '메리 크리스마스'하며 인사하는 모습.


부모를 일찍 야마토릴게임 여의고 나이 스물에 홀로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던 김수진(가명·27)씨는 “온누리울타리팀을 통해 좋은 어른을 만난 게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멘토와 일대일로 만나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됐다는 그는 “초등학교 교사가 돼 저처럼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씨의 멘토 조연희(37)씨는 “가정을 이루는 게 무섭다던 아이들이 점차 가정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해서 좋다”며 “신앙 안에서 건강한 가정을 꿈꾸게 된다는 점이 이 사역의 가장 큰 열매”라고 귀띔했다.
온누리울타리팀은 보육원 아동을 가정과 결연해 후원하는 ‘열린울타리’ 사역과 자립준비청년과 위기청소년 곁을 지켜주는 ‘푸른울타리’ 사역을 펼쳐왔다.
온누리울타리팀은 그런 이들이 따뜻한 가족과 함께 예수님 생일을 기뻐하며 고립되지 않도록 자리를 만들었다. 결연 가정 부모의 손을 잡고 식사하는 아이들, 공연을 앞두고 멘토와 긴장을 풀던 자립준비청년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자립준비청년과 멘토들이 선보인 리코더 합주에서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캐럴 ‘기쁘다 구주 오셨네’ 선율이 흐르자 객석에 앉은 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노래했다.
객석 한편에는 다섯 살 결연아동과 함께 공연을 지켜보던 최형준(50)씨도 있었다. 그는 15개월째 아이와 매달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최씨는 “지난 추석 땐 아이와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며 “놀이공원 갔을 때보다 가족처럼 평범하게 집에 머물던 그 시간이 더 좋았다는 아이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만난 지 1년이 넘어서야 곁을 조금씩 내주는 아이에게 최씨는 “특별한 무언가를 주기보다는 그저 관심과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필요를 채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3년째 성탄 예배를 기획한 오창화 온누리울타리팀장은 이번 성탄 행사의 핵심을 “아이들 마음에 아기 예수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 아이들의 정체성이 바뀐다”며 “부모에게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라, 진정한 부모인 하나님 아빠를 만나고, 그의 계획하심 가운데 세상에 보내신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탄 축하 케이크를 들고 다같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


오 팀장은 “자신을 순수하게 사랑해주는 부모 같은 어른이 곁에 없다는 것이 아이들이 지닌 결정적인 결핍”이라며 “결국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 같은 존재이고,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은 교회 성도들뿐”이라고 했다.
오 팀장은 “단순한 행사는 이미 많다. 그러나 아이들을 살리는 건 이벤트가 아니라 관계”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속해서 책임지고 만나는 관계 중심 사역이 중요하다”며 “하나님께 순종하겠다는 결단이 있는 성도들이 아이들 곁에서 그들이 구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동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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