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에서 팔린 전기차 3대 중 1대는 중국산이다.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9월 국내에선 중국산 전기차가 5만1535대 팔려, 작년 동기(2만4977대) 대비 두 배 이상이 됐다. 9월의 경우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월 1만대를 처음으로 넘겼다.
한국 자동차 시장 안팎에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산 제품이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로 쏟아져 들어와도 자동차 분야만은 예외일 것이란 반응이 많았다. 자동차는 안전과 직결된 제품이라, 아무리 싸더라도 중국산 자동차의 품질을 쉽게 믿기 어려울 것이란 게 이유였다. 하지만 미국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필두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을 속속 ‘전기차 생산 기지’로 삼으면서, 이런 인식은 희박해지고 있다. 세인터넷릴게임
계 최대 내수 시장과 전기차 생태계를 지닌 데다, 값싼 생산비를 앞세운 중국의 입지가 커지면서 우리의 생산 지형이 좁아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생산 기지 된 中의 공습
국내 중국산 전기차 강세는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 이승조
테슬라식 생산 방식을 이식한 후, 중국을 자동차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가까운 한국·일본 등 아시아권에 중국산 테슬라를 대거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한국에 2023년부터 중국산 전기차를 들여오기 시작했다. 주행 거리나 배터리 용량 등 미국산보다 사양은 낮지만, 가격을 최대 1000만원 가까이 낮추는 전략을황금성3
들고 나왔다. 올 1~9월 중국산 테슬라 차량은 4만3448대 판매되며 전체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의 84%를 차지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테슬라라는 브랜드가 생산지에 대한 우리 소비자의 불편한 감정을 완전히 지워버린 사례”라면서 “테슬라로 인해 중국산 차의 품질도 나쁘지 않다는 인식까지 생기고 있어 앞으로 한국차 경쟁력이 우려될 정도”라고 했다.
골드몽
테슬라의 성공 공식을 본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독일 BMW그룹은 지난 3월 국내에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 전기차 3종을 출시했는데, 이 중 2종(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일렉트릭 미니 쿠퍼)을 중국에서 국내로 수입하고 있다. 중국 지리그룹의 자회사 폴스타는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전기 세단 ‘폴스타2′와 전부산방직 주식
기 SUV ‘폴스타 4′를 국내에 팔고 있다.
반대로 현대차·기아도 중국산 전기차를 한국 외 해외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 하반기 중국 전용 모델 전기차 ‘일렉시오’를 호주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기아도 작년부터 중국산 EV5를 중남미, 중동, 호주 등에 판매 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차 가격을 내연차만큼 낮추는 게 관건인데, 중국의 낮은 생산비가 그만큼 매력적이란 뜻”이라고 했다.
◇韓 생산 경쟁력 우려
국내 전기차 시장의 중국산 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올 초 국내 진출한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는 지난달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1000대를 넘기며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BYD는 최근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 7′을 출시하는 등 차종을 늘리고 있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 지커 등도 한국 법인을 만들고 출시 여부를 타진하는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중국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삼는 업체가 늘면 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 기반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전기차에 지급하는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중국산이 타가는 비율이 늘게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기차 생산 생태계도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품 기업들이 한국 대신 전기차 생산 주문이 몰리는 중국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고, 국내 중국산 전기차를 위한 부품도 갈수록 더 많이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연차 시대엔 글로벌 기업들이 탄탄한 부품 생태계를 갖춘 한국을 생산 기지로 주목했지만, 우리와 인접한 중국이 주도하는 전기차 시대에선 그 역할이 위축됐다”며 “취약한 부품 생태계부터 중국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